Archive for 2013/08/02

설국열차

봉준호에게서 가장 기대를 했다고 해야하나, 그것보단 봉준호라면 이렇게 했을 것이다~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빙하기 열차 속 생활에 대한 현실적인 묘사였다. 하지만 그 보단 인간의 삼라만상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더 커보였고 그로 인해서 이 영화의 단점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첫째로 이것저것 다 보여주겠다는 욕심에 봉준호는 필요해서 넣었겠지만 관객 입장에선 군더더기로 보이는 컷의 남용,

둘째로 가장 큰 문제를 꼽자면 그런 불필요한 컷을 넣느라 주어진 러닝타임 내에서 희생된 게 캐릭터라는 점이다. 하고 싶은 얘기를 하겠다는 욕심으로 그 비싼 배우들을 그렇게 소모품으로 써버리는데, 감정이입이고 뭐고 캐릭터에 정 줄 여유따윈 없다. 배우의 감정 연기마저 이성으로 이해해야할 정도. 나는 사람들이 재 관람을 꺼리는 이유를 이거라고 생각한다. 마음 준 케릭터가 없으니까. 아무리 그래도 영화라는 매체는 사람이 이끄는 이야기이지 않나. 이 영환 이야기를 위해서 사람이 끌려다니는 거 같다.

거기에 추가로 좋게 말하면 독특, 나쁘게 말하면 촌스러운 앵글과 효과들이 있는데 거기서 여지없이 속도감이 뚝뚝 떨어진다. 이 사람이 이렇게 속도감이 없었나. 차 몰다가 계속 급제동하는 느낌.

큰 제작비에 봉준호가 방향을 잃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