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2013/09/15

관상 단상

※ 대부분 배우 얘기일 듯 하나 다들 좋은 얘긴 아닐 듯 하여 그런거 민감하신 분은 패스하시길.

1. 음악은 내 주변에서도 그렇고 다들 짚고 넘어가는 구나. 나라는 동물은 얼마나 시각에만 의존하는 것인가….

2. 수양 등장씬에 들어간, 특히 첫 등장씬에서, 과도한 효과, 그리고 배우 본인의 계산된 연기가 선을 넘을락 말락 하더라. 누구 말마따나 사람이 허해보이는 정도까진 아닌데, 그게 다 배우가 연구하고 발성을 따로 연습해서 그런 결과를 냈을게 보인다. 이정재가 40대 들어 필모가 굉장히 좋은데 다음 역할에도 그렇게 하나하나 계산하고, 의도하고 들어가면 딱 장동건 짝이 날 듯. 적어도 관상에서까지는 그게 먹혔지만 이건 시대물이고. 그리고 너무 말랐어…. 빠져나온 목은 가늘고 얼굴은 작은데 아홉겹 입어서 몸은 막 크고.

3. 김태우라는 배우가 싫은건 아니나 노력이 정도를 넘어서면 보기 싫어지는 또 다른 케이스가 아닐까. 혀짧은 소리가 나서 수술까지 했다던데 이번 영화에서 정말로 혀 짧은 소리가 났다. 그냥 이건 내 생각으로 좀만 더 힘빼고 연기했으면 그런 발음이 안 나왔을 것도 같다. 근데 왕역할인데 힘을 안 뺄수도 없겄겠군. 그래도 역할 자체가 자칫 잘못하면 무작정 병약하게만 나왔을지도 모르는데 그 정도를 잘 지켜주신 거 같다. 문종이 몇 년만 더 살았어도 ……. ㅠ

4. 김혜수 연기는 왤케 튀어보이나. 눈에 확 띈다 그게 아니고 정해진 궤도에서 튀는 느낌.

5. 조정석은 송강호 바로 옆에서 존재감이 그 정도나 나오다니 대단한 배우다.

6. 이종석은 패스한다.

7. 일개 개인을 실제 역사에 집어 넣어 흡수시키는 작업(?)은 잘 되어있다. 대신 그 큰 사건이 일개 개인때문에 일어난 것 마냥 묘사되긴 하지만. 뭐… 역사는 역사고 바꿀 수는 없으니. 계유정난으로 대체역사물(alternative history) 쓸 것도 아니고.

8. 고궁을 비추는 컷에서 미장센에 좀 더 신경쓸 수는 없었나. 3d 캐드 보는 거 같은 영혼없는 cgi…

9. 누가 문종-수양-안평 삼형제물 찍어주면 좋겠다. 남자배우들 딱 미모 오를 적 30대 중반~40대 후반 세명 모아놓고 찍어노면 쩔거란 말이야….

10. 세조는 그런 짓을 해놓고 나니 큰아들 둘째아들 둘 다 요절하고… 손자가 열세살인가에 왕위에 올랐으니…. 돌고 돈다 싶기도 하고. 물론 성종은 단종과는 많이 다른 삶을 살았지마는.

11. 한명회 캐스팅이 아쉽다. 뭔가 임팩트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