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2012/09/23

중경삼림(1994)

(스틸컷은 나중에 추가할 수도 있고. 정작 영화 얘기는 별로 없음.)

1. 동사서독으로 시작하여 서유쌍기로 끝나는 나름의 패키지 중 유일하게 안(못) 봐서 5년 전 쯤 부터 본다본다 하다가 드디어 봤다.

2. 이 영화가 94년도라는 까마득한 옛날 영화라는 게 피부로 느껴지게 하는 결정적인 요인은 영화에 나오는 삐삐도 아니고 바로 왕비(당시 활동명 왕정문)이다. 다른 배우도 똑같이 나이를 먹었는데 왕비는 유독 나이먹은게 크게 느껴진다. 이유는 나도 몰라.

3. 타락천사는 항상 밤인데 여기선 대부분 낮이다. 물론 당연히 분위기도 이 쪽이 더 밝고 내용도 그러하다.

4. 내가 이 번에 잉오빠랑 잠깐 얘기하면서 느낀점은 난 홍콩을 참 막연하게 생각한단 거다. 여기저기 홍콩가자고 찌르지만 정작 내가 가고 싶은 곳은 장국영이 마지막날을 보낸 호텔, 배트맨이 활공하던 빌딩, 중경삼림에 나오던 무빙워크(인지 에스컬레이터인지) 같이 영화(배우)와 관련된 장소들… 더쿠가 어디 가나요.
그러니까 난 홍콩을 뭐라고 해야하나 ‘분위기’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그 원인은 이런 류의 홍콩 영화 때문이고. 정작 2시간 있어 본 홍콩은 그런 것도 없었는데. 게다가 현대물은 별로 본 것도 없는데.

5. California dreaming. 내가 이 영화를 좀 더 일찍 봤으면 나도 돈이나 좀 모아다가 캘리포니아로 날랐을지도 몰라. 그러면 지금 나보다 나은 내가 되었을까.

6. 지금의 왕가위는 (여전히) 촬영을 질질질 끌어서 출연배우들이 어찌하지를 못하는… 여튼 이 사람 요즘 영화는 그닥 땡기지 않는다. 예전에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티비에서 할 때 볼 걸 그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