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매운 설탕

미션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프롤로그 : 내가 바로 유럽이다.

개인적으로 제가 딱 한번 가본 유럽여행에서 미처 못가 아쉬운곳이 몇몇있습니다. 부다페스트가 그 중 하나에요. 사정상 동유럽 특유의 분위기를 못느끼고 와서 마냥 아쉽습니다. 이 영화는 부다패스트를 아이맥스 화질로 보여주며 ‘그래 내가 부다패스트다.’로 시작하고선 그 뒤로 영화는 유라시아 대륙을 한번 훑죠. 그때그때 작정하고 아이맥스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려는 앵글이 보여요.

오프닝 크레딧 : 내가 바로 브래드 버드다.

이번 영화의 연출자인 브래드 버드는 알다시피 인크레더블, 라따뚜이 등으로 유명한 애니메이션 감독 출신입니다. 감독의 첫 극영화죠. 군데군데 애니메이션적인 연출이 보이는데 오프닝의 경우 상당히 직접적이에요. 그래서 언뜻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보다보면 확실히 애니메이션 느낌이 납니다. 동시에 오리지널 시리즈의 그 느낌까지 다 살렸죠. 굉장히 잘 빠진 오프닝.

액션 : 내가 바로 아날로그다.

요즘 영화들이 지구로는 모자라서 타 행성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는 이 시점에(물론 전 어쩔 수 없는 블록버스터가 취향인 사람이라 그런 영화도 매우 좋아라 합니다만) 이 영화의 내용이나 액션은 꽤나 아날로그적입니다. 일종의 숨고르기 같달까요. 수리애비가 대역없이 버즈 두바이 등반(!)한 것 부터 해서, 싸움 씬도 CG-를 쓸법한 무기- 없이 이루어지죠. 두바이 그 씬은 제가 육성으로 작게 소리 지를 정도였습니다.

배우들 : 내가 바로 임파서블미션포스의 정예요원이다.

액션 배우 20년차 준 스턴트맨 수리애비는 말할것도 없고 배우들도 빼놓고 이야기 할 수가 없어요. 할리우드 대세남 제레미 레너와 웃음+귀염담당 사이먼 페그까지요. 제레미레너 찬양은 늘상하는 거니 과감히 스킵하고 영화를 보면, 개인적으로 폴라패튼의 액션연기가 눈에 띄였습니다. 그런 연기가 몸에 베인게 보이거든요. 몸 만들어놓은 것도 그렇고 뛰는 모양새라던가 딱 액션배우에요. 따지고 보면 쌩으로 차고박고 싸우는 연기는 이 언니가 거의 다 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생각합니다. 오빠들은 일방적 퍽퍽퍽이 많아서… 다만 표정연기가 드문드문 아쉬운 부분이 있었던건 사실이에요. 배우 자체 문제보단 70%정도는 연출문제였던 거 같습니다. 좀 군더더기 같았거든요.(그렇다고 폴라 패튼이 다른 영화에서 베라파미가급 연기를 보여줄거라고도 생각은 안하지만.) 배우 네명의 조합도 썩 괜찮습니다. 딱 4인 가족 구도인걸요. 으하하하 거기다 블록버스터 답지않게 넷 사이에 남녀 애정라인이 없죠. 차라리 깔끔하니 좋았습니다. 그 외 유럽계 배우들도 특유의 유럽분위기가 영화에 어울립니다. 특히 전 사빈 모로가 좋더라고요. 헐리우드 물먹은 미국 미녀들은 따라가지도 못할 그 분위기(!)가 풍기잖아요.

사운드 : 내가 바로 러시아다.

원래가 음악에 문외한이라 웬만하면 배경음악에는 크게 뭔가를 느끼는 타입은 아닙니다만 이 영화는 제 귀에 크들어 제가 무척이나 좋아라 하는 러시아테마곡(정히는 크렘린궁)부터해서 각 로케마다 그에 걸맞는 테곡은 다들 어딘가 과도하게 웅장한 면이 있어요. 여기선 신기하게 그게 먹힙니다. 그럴만도 한것이 각각 세계 최대 영토와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러시아와 버즈두바이니까요. 제가 이 영화를 몇번씩 본 이유가 제레미 레너때문인것도 있지만 바로 이 사운드때문이기도 합니다. 빼먹을 수가 없는게 또 미션임파서블 테마곡이죠. 어딘가 의도적으로 촌스럽게 세팅해놓은 것이 전작 향수도 불러 일으키면서 이게 바로 미션파서블이다 하고 말해줍니다.

아래로는 대놓고 스토리 얘기를 좀 해봅시다.

1. 그냥 좀 개인적으로 이해가 안되던 부분이, 코발트 정체를 확실히 안 건 브랜트한테 이단이 인상착의를 설명해주고 난 이후란말입니다. 근데 세크리터리는 이미 미션을 가지고 있었어요. 이단한테 건낸 저장장치 내용이 커트 헨드릭스 연설 장면이에요. 이건 어쩌다 우연의 일치로 맞았던건지 어떤건지 알 수가 없구만요.
2. 붕괴된 크렘린 궁을 본 러시아사람들은 어떤 느낌이 들었을라나요.
3. 미리 대기하고 있다가 요원들 나타나자 작전 개시하러 들어간 것도 그렇고 커트 헨드릭스는 두바이에서도 제인이 요원인걸 알았을 거에요.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재빠르게 행동하는 건 이단이 러시아인들 저지하다가 잘못 쏴진 총성이후죠. 이건 스토리상 흠이라기 보다는 미리 아는척하고 물러나느니 나중에 빠지는 게 더 이득일거라는 계산인거겠죠.
4. 딴소리로 윌킨슨옹이 IMF 새크리터리 역할을 하시니 IMF가 순간 MI6 같더군요. (실은 팔코네가 가담한 부패 기업 같았…)
5. 제인은 분명히 윌리엄 브랜트를 처음 봤을때부터 그 놈이 탐탁찮았어요. 비밀풀어놓기 전까진요.
6. 윌리엄 브랜트는 얼마나 잘났기에 필드에서 데스크(?) 넘어온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chief 자리에 오른답니까. 아아 이런 능력자(인데 귀요미). 이런 캐릭터가 마냥 무게만 잡고 있었으면 얼마나 재미가 없었겠어요. jump하기 전 머뭇거리는 그 부분은 아이고 내가 죽소. ㅠ
7. 영화에선 위스트럼이 119층에 가고, 모로가 18층에 가는데 반대로 모로가 119층에 갔으면 큰일날뻔 했군요. 옆에 보디가드들 얼굴은 요원들이 모르니 엘리베이터 속임수를 못썼을거란 말입니다. 119층에 모로가 가게끔 수를 썼으면 보디가드들 때문에 금방 들통났을겁니다.
8. 저는 직접적으로 뭐라고 안하면 잘 몬알아먹습니다. 왜 이단은 브랜트한테만 콕 찝어서 줄리아에 대한 비밀을 알려주는 거죠? 서로의 비밀을 까자 뭐 이런건가요. 아니면 브란트가 이단한텐 그 정도로 중요해서 그런걸까요. 혼자 끙끙 앓는 브란트가 불쌍해서 그런건가요?

+) 그 외…

1. seducing the rich guy가 MI5에 나오지 않는다면 영화 제작자들이 정신이 나간 겁니다.

2. 이 영환 2편 이후로 여주는 매력 쩌는 혼혈언니들이 하고 있네요. 뉴턴도 좋지만 전 폴라 언니가 정이 갑니다. (매기는 제가 개인적으로 별로 안좋아합니다. 여전히 B급 냄새가 나거든요.)

3.? 코발트의 유럽 억양 섞인 영국식 영어. 어째보면 전형적인 영국영어쓰는 악당일수도 있지만 멋있는 건 사실.

4. 억양 얘기가 나온 김에, 저번 3편때 이태리어도 그렇고 배우들 외국어는 본토 사람이 들으면 어떤 수준이려나요. 정황상 극중에선 네이티브 수준으로 묘사는 되는데 말입니다.

5. 수리 아버님 담엔 한국에서도 찍어 주세요. 아, 아니다 제레미 오빠가 오면 더 좋아요. 이미 본 레거시 찍고 갔다고요? 쩽짱!

6. 조쉬 할로웨이의 로스트때와는 비교가 안되는 매우매우 정돈된 머릿결.

리뷰 part 2